서류미비자에 시민권 부여 법안 초당적 상정
미국에 사는 서류미비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부여하는 새로운 이민 개혁 법안이 연방하원에 초당적으로 상정 되었습니다.
24일 공화당 소속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플로리다) 연방하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베로니카 에스코바르(텍사스) 연방하원의원은 미국에 살고 있는 불법체류자에게 합법 신분을 부여하고 시민권 신청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존엄성 법’(Dignity Act)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이미 미국에 거주하고 있고 범죄 기록이 없는 불체자를 대상으로 체류 신분을 제공하는 ‘존엄 프로그램’(Dignity Program)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존엄 프로그램 수혜자는 7년간 매년 700달러씩 총 5,000달러 수수료를 내면 근로와 여행 등이 허용됩니다. 또 존엄 프로그램 수혜자들은 1.5%의 급여세를 내고, 자신의 건강보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법안에 따르면 존엄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100만 명에게 합법 체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7년간 존엄 신분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이를 갱신하거나 5년간 총 5,000달러를 내는 조건으로 시민권 취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국 총 12년간 1만달러를 내면 시민권 취득까지 가능한 것입니다.
아울러 법안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내는 수수료를 통해 모아진 수십억달러는 국경 보안을 위한 비용으로 쓰입니다.
법안을 추진하는 의원들은 합법적 이민 기회를 확대하면서 국경 보안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 법안에는 가족 방문을 위해 일시적으로 미국에 오려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비자를 만들고, 학생 비자 소지자의 경우 비자 상태를 유지하면서 영주권 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려면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양당 대결 구도 속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우선순위인 국경 보안 강화 재원 마련 방안이 포함돼 있지만, 주로 민주당의 우선순위인 불체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 부여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 때문에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지도부는 이 법안 처리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공화당은 이민 개혁을 위해 우선 국경 안보 강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를 법안 논의 과정에서 반영할 경우 도리어 민주당의 반발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 법안이 완벽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겠지만 그래도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다”며 1990년대부터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이민법 개혁을 위한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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