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더불어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풍성을 누리도록 되었다. 이를 위해 더불어 먹고 마시도록 하셨다. 고교 2학년, 미아리 언덕길 영어 선생님 집을 찾아가, 믿으려고 해도 믿어지지 않는 예수 이야기를 더이상 학교에서 하시지 말라고 따지러 간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함께 먹고 마셨다. 엄청 더러운 미아리 개천까지 신비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 저녁이었다.
더불어 먹고 마시는 식탁교제는 신비로운 교제가 풍성하도록 하나님께서 몸소 정하셨다. 출애굽의 구원과 영광스런 옛 언약의 말씀을 받은 후 하나님께서 몸소 이스라엘의 지도자 4인과 백성의 대표 장로 70인을 불러 그분의 찬란한 임재안에서 더불어 먹고 마시는 식탁을 베푸셨다. 신천신지에서 누리는 교제의 행복을 이사야는 “이 산에서 만민을 위하여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포도주로 베푸는 연회”에 비유하고 있다(사 25:6).
주님은 천국식탁에 인생을 초대하시려고 몸소 어린 양 제물이 되셨다. 이를 위해 공생애 동안 먹고 마심의 식탁을 통해 각종 사역을 하셨다. 바리새인이 초대한 식탁에서 죄악 덩어리 여인이 용서함 받으며 하나님과 화목되었고, 식전에 손을 씻으나 마음을 씻지 않는 위선자들을 교훈하기도 하셨다. 마지막 만찬에서는 떡을 떼고, 잔을 주시며 새언약을 세우셨다. 대속물 되신 그를 구주와 주인으로 믿는 자는 어린 양의 혼인잔치 입장권을 가지게 되었다.
성찬은 성도와 하나님의 교제를, 나와 너의 교제를 풍성하게 이끄는 하나님의 지혜요 엄청난 사랑의 배려이다. 이를 악한 영들이 깨뜨리려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를 붙잡으셔서 기어코 찬란의 잔치, 영생의 잔치인 어린양 혼인 잔치에 이끄시고야 만다. 마귀의 방해 공작을 깨뜨리며 우리를 보호하신다. 주의 몸을 분별하도록 도우신다(고전 11:29). 적절한 징계로 경계심을 갖게 하신다(30). 가난자를 생각하며 기다리도록 하신다(33).
성찬을 받을 때, 미워하는 사람에 대해 전혀 부담이 없으면 다음 성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천만번 유익하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으로 용서하며 화목하기 원하면, 연약을 고백하며 담대히 성찬을 받자. 2월 셋째 주일의 세례와 3월 첫째 주일의 성찬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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